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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이어준 생각의 끈

이방인

저자: Albert Camus

 

이 소설은 인간이 살아가는 세상을 사회적 관습이나 다른 사람들의 관점을 배제하고 묘사한다. 저자는 1인칭 시점에서 선하거나 악하다고 판단하는 사회적 관념과는 절대적으로 독립된 합리적 인간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주인공은 사회의 어떤 시선이나 관념과 전혀 관계없는 삶을 살지만, 그의 주위에는 그를 아끼는 친구도 있고, 그를 사랑하는 애인도 있으며, 무뚝뚝한 애정을 갖는 이웃도 있다. 그러나 주인공에게는 그런 이들의 존재도 그냥 태양의 빛처럼 주위의 단편적 존재일 뿐이다. 주인공은 여름의 강한 햇빛과 텁텁한 공기에 불편하고 시원한 바람이 불거나 해변의 파도에 살랑살랑 치이는 물가를 걸으면 또 그대로 기쁘다. 결국 세상의 일상적인 자유를 박탈당하고 감옥에 갇힌 주인공은 그 세상에 금세 익숙해지고 많은 제약 속에서 벽이며 새벽이며 아주 작은 하나하나의 감성을 알아보기 시작한다. 그리고 죽음에 가까워졌을 때 그는 삶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행복해한다. 그리고 주인공은 사형장에서 다른 이들의 관심이 (그것이 존경이 되었건 증오가 되었건) 가져다 줄 행복을 기대하며 소설은 끝난다.

 

이 소설의 문체는 짧고 간결했다. 소설의 이야기는 건조한 듯 한 흘러가다 마지막에 터져버릴 듯한 감정으로 마무리되었다. 제목인 이방인과 결부시켜 생각해보면 주인공은 본인이 평범한 인간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방인이다. 주인공은 다른 사람의 감정은 그리 중요하지 않고 본인이 느끼는 과장되지 않은 그대로를 생각하며 행동한다. 그런데 시끄러운 대부분의 소리를 없애고 나니 주인공이 주변 사물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된다. 마치 어린 왕자에게 장미가 특별한 의미를 지니듯이. 그러나 주인공은 그 가치가 장미이든 그 별 자체이던 어린 왕자의 마음을 흔들리게 했으니까 똑같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내가 느끼는 감정이 중요한 거지, 다른 사람들이 정해준 감정은 의미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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