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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이어준 생각의 끈

1984

저자: George Orwell

 

우울한 소설이다. 작가는 오세아니아라는 허구 지역을 인간의 의식을 송두리째 뽑아버리는 구조화된 사회체계로 묘사한다. 소설 속에 나오는 오세아니아는 언론을 지배하고, 역사와 언어를 지속적으로 변경하고 수정하여 인간의 사고를 통제한다. 간혹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통해 끊임없이 변화되는 사실에 의문을 품는 자들은 고통으로 처절하게 응징하여 예속은 자유며, 전쟁은 평화라는 등 이중적 사고를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이들에게 가하는 형별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자들이 인간으로서 지닌 모든 존엄성을 내려놓게 하고, 궁극적으로 빅브러더를 열정적으로 사모하도록 만든다. 권력을 지닌 집단을 대표하는 빅브러더는 한 때 사고를 할 수 있었던 인간들을 완벽하게 지배할 수 있게 되면 이들을 죽임으로써 사회를 벗어나는 단 하나의 생각도 생존하지 못하도록 한다. 더 이상의 사실은 존재하지 않고 빅브러더를 위시한 완벽히 통제된 사회를 유지하는 것이다.

워낙 유명한 소설이라 막연히 빅브러더가 감시하는 사회에 대해 묘사를 할 것이라 예상을 했었다. 그러나 이 소설은 교육을 받은 평균 정도 되는 인간이 이러한 사회에서 어떻게 처절하게 무너지는지를 보여줬고, 그래서 그 끝이 더 슬프게 다가왔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설의 주인공 수준 정도의 사람일 테니까... 소설에서 묘사되는 많은 부분은 사회주의 국가의 공안을 많이 상기시키기는 했지만, 언론 통제라던지 수정되는 역사 등은 한국이나 일본에서도 꽤 많이 시도되는 일이기에 소설을 읽는 내내 마음에 그늘이 졌다. 어쩌면 우리는 어느 정도 조지 오웰이 묘사한 1984년에 부합하는 사회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