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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이어준 생각의 끈

세상에서 가장 쉬운 통계학 입문

저자: 고지마 히로유키

 

지난 3년 반 동안 다시는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던 통계 분석을 대학원 다니며 부단히 사용했다. 회귀분석을 넘어 다변량 분석 및 베이지안 통계까지 다양한 대학원 수업에서 기본기를 다졌고 기말 과제들과 여름 소논문 때 배운 통계 도구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통계는 어렵다. 단순히 어렵다기보다는 매번 생각할 때마다 헷갈린다. 그리고 매번 알았다고 생각한 개념을 다시 이해하게 되어 (혹은 잊고 다시 기억하게 되는 것인지...) 충격을 받는다.

최근 나는 베이지안 통계분석을 가르치는 대학원 수업 조교를 하게 되었다. 베이지안 통계는 아무래도 모수의 사후 분포를 추정하는 것이다보니 분포를 잘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확률 분포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니 더더욱 통계의 기초가 안되어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몇 년 전 통계 기본기를 다져보겠다고 구매했던 책을 다시 집어 들었다. 이번에는 아는 내용이라고 대강 훑고 넘어갈 것이 아니라 한 장씩 꼼꼼히 읽어보자고 다짐하며...

사흘간 힘주고 읽은 이 책은 매우 유익했다. 모든 내용이 물흐르듯 쉬웠다고 이야기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그렇다고 너무 어렵지도 않았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저자가 통계의 개념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사례를 들어가며 설명한 덕분이다. 다시 한번 사례를 들어 설명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이해도를 높이는지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은 특히 기본기 다지기에 매우 유용했는데, 단순히 수학 공식을 보며 넘어가기보다는 수학 공식을 말로 다 풀어서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그리고 숫자보다는 글로 수학 공식을 표현하는데, 조금 귀찮기는 하지만 그래도 잘 모르는 개념을 맞닥뜨렸을 때는 꽤 괜찮은 방법인 것 같다. 저자는 왜 사람들이 통계를 어려워하고 헷갈려하는지를 아주 잘 이해하며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꼼꼼하게 기본기를 다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완전 강추인 책. 대신 조금 힘들고 귀찮더라도 꼼꼼하게 읽어야 도움이 되는 책이다. 설렁설렁 읽으면 괜찮게 작성이 된 책이네 정도인 느낌인데, 저자가 작성한 것처럼 꼼꼼하게 글을 따라가면 나도 모르게 개념이 더욱 탄탄하게 잡히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