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

용감한 친구들 (Arthur & George) 저자: Julian Barnes 지난달 줄리언 반스의 를 읽고 이 작가의 다른 작품들이 궁금해져서 고른 책이다. 이 책 또한 제목부터 번역이 다르게 되어 조금 아쉬웠다. 용감한 친구들이라니... 이 책을 읽고 나면 Arthur와 George가 친구라고 부를 수도 없는 사이인데 이러한 기대를 갖게 한 번역자가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번역서는 두 권으로 나누어진 책인데, 1권에서는 둘이 우연히 만나지도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도대체 이 둘은 언제 친구가 되기는 하나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그게 흥미로운 궁금증이면 괜찮을 텐데 작가의 의도는 전혀 그런 것이 아닌 것 같아 1권을 끝까지 읽는데 힘겹기까지 하다. 아마 용감한 친구들이란 George의 입장에서만 가능한 결론인 것 같다. 번역자가 George에게 애정.. 더보기
이방인 저자: Albert Camus 이 소설은 인간이 살아가는 세상을 사회적 관습이나 다른 사람들의 관점을 배제하고 묘사한다. 저자는 1인칭 시점에서 선하거나 악하다고 판단하는 사회적 관념과는 절대적으로 독립된 합리적 인간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주인공은 사회의 어떤 시선이나 관념과 전혀 관계없는 삶을 살지만, 그의 주위에는 그를 아끼는 친구도 있고, 그를 사랑하는 애인도 있으며, 무뚝뚝한 애정을 갖는 이웃도 있다. 그러나 주인공에게는 그런 이들의 존재도 그냥 태양의 빛처럼 주위의 단편적 존재일 뿐이다. 주인공은 여름의 강한 햇빛과 텁텁한 공기에 불편하고 시원한 바람이 불거나 해변의 파도에 살랑살랑 치이는 물가를 걸으면 또 그대로 기쁘다. 결국 세상의 일상적인 자유를 박탈당하고 감옥에 갇힌 주인공은 그 세상에.. 더보기
기록실로의 여행 (Travels in the scriptorium) 저자: Paul Auster 폴 오스터는 확실히 그만의 세계가 확고하다. 다만, 그의 소설은 의도적으로 혼란스러워서 줄거리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오래전에 공중곡예사라는 소설을 읽었던 것 같은데 줄거리가 도저히 기억나지 않고 희미하게 어린아이가 성장해가는 소설이었던 것 같다. 폴 오스터의 기록실로의 여행은 기억을 잃어버린 노인이 된 작가의 이야기다. 그런데 펼쳐지는 이야기는 왠지 그가 첩보원 대장이었던 것 만 같다. 그는 혼재된 기억 속에서 무엇이 현실이고 상상인지 구분을 점점 못하게 되고 그렇게 그의 하루를 보여주면 이야기는 끝난다. 소설 마지막에 등장하는 그의 하루의 시작을 묘사하는 소설이 나올 때 지금까지 등장했던 모든 인물들을 한 번씩 곱씹어보게 되고 지금까지 읽은 소설의 내용을 곱씹어보게 된다... 더보기
이기는 몸 저자: 이동환 생각보다 잘 읽히고 유익했던 책이다. 저자는 몸에 관한 생소한 개념이나 단어들을 일반인 눈높이에 맞추어 아주 쉽게 설명을 한다. 그렇다고 근거 없이 사실을 들이대지 않고, 최신 연구의 결과들을 다양하게 나열하며 독자가 몸에 관해 이해할 수 있도록 인도한다. 마치 인자하고 끈기 많은 의사 선생님과 대화를 하는 기분이었다. 더보기
1984 저자: George Orwell 우울한 소설이다. 작가는 오세아니아라는 허구 지역을 인간의 의식을 송두리째 뽑아버리는 구조화된 사회체계로 묘사한다. 소설 속에 나오는 오세아니아는 언론을 지배하고, 역사와 언어를 지속적으로 변경하고 수정하여 인간의 사고를 통제한다. 간혹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통해 끊임없이 변화되는 사실에 의문을 품는 자들은 고통으로 처절하게 응징하여 예속은 자유며, 전쟁은 평화라는 등 이중적 사고를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이들에게 가하는 형별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자들이 인간으로서 지닌 모든 존엄성을 내려놓게 하고, 궁극적으로 빅브러더를 열정적으로 사모하도록 만든다. 권력을 지닌 집단을 대표하는 빅브러더는 한 때 사고를 할 수 있었던 인간들을 완벽하게 지배할 수 있게 되면 이들을.. 더보기
호모 데우스 (Homo Deus) 저자: Yuval Noah Harari 지난 몇 년 간 벼르고 벼른 책을 드디어 다 읽었다. 기대가 높아서였을까? 아니면 미래에 대한 이야기여서 그런 것일까? 이 책은 전작인 Sapiens보다는 덜 흥미로웠다. 특히 앞부분은 기존 책의 많은 내용을 답습하는 듯했다. 물론, Homo Deus의 내용을 독립적으로 다루고 설득력 있게 표현하려면 Sapiens의 내용이 많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저자는 여전히 풍부한 상상력의 세계로 독자를 인도한다. 저자는 종교에서 시작된 집단의 상상력이 이데올로기를 거쳐 데이터주의로 넘어가는 이야기를 흥미롭게 펼친다. 이 책의 중심인 데이터주의의 이야기는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야기하는데, 터미네이터와 매트릭스를 떠올리게 했다. 동시에 책 전반에 걸쳐 논의되는 보잘것없는 인간들.. 더보기
언니, 내가 남자를 죽였어 (My Sister, the Serial Killer) 저자: Oyinkan Braithwaite 재미있는 소설이다. 어떻게 보면 센스 앤 센서빌리티를 떠오르게 하는 자매의 이야기이다. 이 소설은 현재와 과거를 부드럽게 넘나들며, 각 장은 간결하고 힘이 넘친다. 강인한 언니 코레드를 닮은 문체가 책에서 손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아율라의 아름다움에 끌려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는 남자들에게 그들의 판단과 선택이 잘못된 것은 전적으로 그들의 욕망으로 인한 과오임을 상기시킨다. 물론 이 소설은 순간의 감정에 치우친 아율라를 옹호하지도 않는다. 작가는 점차 감정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감정 속에서만 사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인간으로 변해가는 아율라와 동생을 돌봐야만 하는 이성적이지만 이성적인 선택을 못하는 코레드의 삶을 군더더기 없이 묘사한다. 그들은 그들에게 어쩌다 .. 더보기
여행의 이유 저자: 김영하 김영하의 소설은 내가 오래전 국문학과에 입학에서 접하게 된 작가이다. 당시 꽤나 유명한 젊은 작가였는데, 나는 그의 단편 소설들을 몇 개와 를 읽고 그가 물흐르듯이 글을 쓰는 작가라는 인상을 받았던 것 같다. 내가 주로 단편 소설을 읽어서였는지 당시에는 박진감 있으나 기억에 잘 남지 않는소설이라는 인상을 받았었다. 당시에는 그가 신인 작가라 수업에서 그의 소설을 많이 다루지는 않았는데, 요즘은 좀 다르겠지? 그때는 그냥 그가 좀 유명세를 타고 있는 정도라고만 생각했다. 그리고 17-18년정도 지난 지금 그는 당시 반짝거렸던 여러 신인 작가들을 제치고(?) 대중에게 가장 유명한 작가가 된 듯하다. 소설도 꾸준히 썼고 대중들과의 소통도 게을리 하지 않은 까닭이다. 그의 여행 산문집을 읽기로 결.. 더보기